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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06-17 13:30
개인 화물차주 의식한 국토부 “영업용 화물차 허가제→등록제 안한다”
 글쓴이 : 우성택시나라
조회 : 2,498  
입력 : 2016.06.17 10:42 국토부, 이달 말 화물운송시장 발전방안 초안 발표…10월 최종안 확정
개인 화물차주 의식한 국토부 “영업용 화물차 허가제→등록제 안한다”

정부가 택배용 차량 증차에 대한 규제를 손질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물류업 육성이 목적이지만, 화물차 사업자들이 크게 반발하면서 영업용 화물차 허가제를 등록제로 전환하는 등 큰 폭의 규제 완화는 사실상 물 건너간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국토교통부의 한 관계자는 “오는 6월 말 ‘화물운송시장 발전방안' 초안 발표를 앞두고 5월 초부터 매주 택배업계, 화물차 업계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영업용 화물차 규제 개선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방안에는 택배용 차량 증차에 대한 개선방안이 담길 예정이다. 국토부는 택배업체들이 배송 차량을 필요에 따라 적기에 증차할 수 있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지난 2004년 도입한 영업용 화물차 허가제를 등록제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화물차주들은 물론 일부 택배 사업자들도 경쟁이 지나치게 치열해질 것을 우려해 부담스럽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다른 방안을 검토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 택배업계 “물동량 못 따라가는 증차 규모…적기 증차도 필요”

택배업계는 온라인 쇼핑이 급성장 하면서 택배 물동량은 매년 급증하고 있는데, 차량 증차 규모는 이에 한참 못 미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택배 물동량은 2006년 연간 6억건 규모에서 작년 18억건으로 늘었고 올해는 20억건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 상거래가 활성화되면서 택배 물동량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이 때문에 택배업체들은 택배용 차량을 증차해달라고 국토부에 매년 요구하고 있다. / 조선일보 DB 제공
전자 상거래가 활성화되면서 택배 물동량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이 때문에 택배업체들은 택배용 차량을 증차해달라고 국토부에 매년 요구하고 있다. / 조선일보 DB 제공
택배업체들이 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차량을 늘리지 못하는 이유는 2004년 도입된 영업용 화물차 허가제 때문이다. 정부의 허가를 받은 ‘영업용 번호판’을 발급 받은 차량만 택배 차량으로 쓸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이 제도가 도입될 당시에는 화물차 과잉 공급이 문제로 지적되면서 정부가 영업용 화물차 총량을 규제하기로 했다.

정부는 2004년 이후 거의 10년 간 택배 차량을 증차하지 않다가 2013년부터 수요 분석을 거쳐 매년 약간씩 증차를 해주고 있다. 그 전까지만 해도 정부에서는 영업용 화물차가 ‘포화 상태’라고 판단했지만, 온라인 쇼핑 시장이 계속 커지면서 택배 차량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문제는 매년 증차 규모가 택배업체들의 요구보다 훨씬 적고, 증차 조치도 적기에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택배 차량에 대한 증차 조치는 국토부가 매년 수요 분석을 하고 그 다음해에 규모를 확정해 발표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이 때문에 실제 택배 차량이 필요한 시점보다 빠르면 수개월, 늦으면 1년이 지나 실제 증차가 이뤄져 ‘뒷북 행정’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이 때문에 일부 운송업자들이 정부의 허가를 받지 않은 불법 택배 차량을 운행하거나 영업용 번호판을 비싸게 사고 파는 시장이 형성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했다. 정부가 2013년부터 택배용 화물차에 발급하는 노란 번호판의 몸값은 최근 2000만원 이상으로 급등했다.

◆ 개인 화물차주 “무분별한 증차, 생존 위협”…국토부도 신중론

정부의 택배 차량 증차 방침에 대해 상당수 개인 화물차주들은 부정적인 입장이다. 규제 완화로 택배 차량이 늘어나면 계약 자체가 줄어들거나 운임단가가 떨어지는 등 생계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국내 택배업체들은 대부분 거점별로 대리점과 계약을 맺고, 대리점들이 1.5톤 이하 소형 택배 차량을 소유한 개인 차주와 계약을 맺는다.

국토부도 증차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기존 화물차주들을 감안해 신중하게 규제 완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영업용 화물차 허가제를 등록제로 전환하기 보다는 택배 차량에 대한 증차 절차를 간소화 하는 방안을 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일부 택배업체와 쿠팡 등 소셜커머스 업체가 기대했던 큰 폭의 규제 완화는 사실상 어려워진 셈이다.

국토부의 한 관계자는 "택배업체들이 실제 필요한 만큼 차량을 증차할 수 있도록 하되, 기존 화물차 사업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영업용 화물차에 대한 허가제를 유지하는 상태에서 증차 요건을 일부 완화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일부 택배업체들이 번호판을 많이 발급 받은 뒤 개인 사업자나 다른 업체에게 판매해 번호판 가격 급등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점도 정부가 우려하는 부분이다.